“선교사가 아닌 친근한 동네사람으로 복음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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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 호피 인디안 보호구역 ‘제일메사 침례교회’ 임태일 선교사 

아리조나 인디안 보호구역은 ‘미국’ 하면 쉽게 떠오르는 도시화된 이미지와 사뭇 다르다. 이곳에 호피 인디안 교회를 섬기는 한인 선교사가 있다.
바로 아리조나 호피 인디안 제일메사 침례교회(First Mesa Baptist Church, 담임목사 임태일)를 섬기는 임태일 선교사다.
제일메사 침례교회는 1907년에 세워졌고, 호피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이며, 임 선교사는 이 교회에 부임한 서른 일곱번째 담임목사다.
임 선교사는 한국에서 2008년에 왔고, 13년째 이곳 아리조나 호피 레저베이션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그는 “나에게는 미국이 호피고 호피가 미국”이라며 “네 자녀를 두고 있는데, 큰 아이가 대학교 3학년, 둘째가 대학교 1학년, 다음은 중1, 넷째가 네 살”이라고 소개했다.
또 그는 “인디안들 역사를 들여다보면 기독교가 나쁜 짓을 많이 했기 때문에 기독교에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임 선교사가 부임한 2008년에 제일메사 침례교회는 교인이 다섯 명이었고, 건물이 너무 오래돼 위험해서 폐쇄해둔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일주일에 두 시간 문 여는 교회가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고, 100년이나 넘게 썼는데 제대로 하는 일도 없다고 못마땅히 여기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13년이 지난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임 선교사는 “새 성전을 봉헌해서 입당했고, 재적 인원이 80명이 됐고, 마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교회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마을 지도자들이 새로 건축할 때 인사말도 해주고, 임 선교사는 이제 호피의 중요한 행사 때 초대받는 사람이 됐으며, 마을 사람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
임 선교사는 “마을 분들이 저를 볼 때 선교사로 봐서는 안 된다”면서 “그분들이 나를 마을 주민이라고 봐주는 것이 최고의 선교”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은 사막인데다 생활수준이 낮고, 마약과 알콜에 중독된 사람들도 많아 삶이 힘든 사람들이 많다. 임 선교사는 “보호구역에 사는 인디안들에게 많은 혜택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보호구역 안에서 차 살 때 면세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밖에 나가 살려면 어느 정도 배워야 하는데, 이 마을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만 해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아이들이 10대 때는 귀엽고 똑똑하고 착한데, 20대가 넘어도 특별한 기술도 없이 사는 사람도 많다”며 “기술이 있고 없고를 떠나 삶에 대한 의지, 미래에 대한 비전 이런 게 있어야 주도적으로 인생을 꾸리는데 그런 게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선교사로서의 솔직한 심정도 들려주었다. 그는 “머리로는 이 분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제로 사람을 만나는 건 다를 때가 있다”며 “알콜 중독자들이 찾아와 행패 부리는 것을 겪을 때도 있다”고 했다.
임 선교사의 자녀들은 모두 이 호피 학교에 다녔다. 한 시간만 떨어진 도시에 보내면 교육의 질이 다르지만, 임 선교사는 아이들을 그냥 동네 학교에 보냈다.
임 선교사는 아이들에게 “선교지에 하나님이 보내시는 것은 우리 가족이 필요해서 보내시는 것”이라며 “같이 하나님의 뜻을 찾아보자”고 대화를 나눴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알콜중독이라 힘든 친구들을 위로해주고, 상황이 힘든 친구들에게 음식을 갖다준다. 임 선교사는 “현지인들이 자신을 선교사로 보는게 싫다고 했는데, 우리 애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 동네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현재 임 선교사의 장남은 다트머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있다. 임 선교사는 “첫째아들의 경우 원주민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일들이 많아 판사가 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아리조나를 떠나지 않겠다는 둘째아들은 아리조나 주립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호피에 자주 와서 가족같은 호피 사람들을 돌보고 싶다고 한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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